동원참치 상장폐지
얼마 전, 참치로 잘 알려진 동원F&B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 소식에 많은 주주들이 놀랐고, 동시에 모회사인 동원산업의 주가는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단순한 구조조정일까요? 아니면 승계를 위한 준비 과정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결정은 동원그룹이 식품사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중복 상장 해소 글로벌 식품기업 전환 선언
동원F&B는 현재 동원그룹 내 식품 계열사 중 하나이며, 동원산업은 이 회사를 이미 74%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입니다.
이번 결정은 이 지분을 100%로 만들어, F&B를 완전한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전략입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지배 구조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꽤 복합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중복 상장 구조 해소와 해외 확장 기반 마련입니다.
동원그룹은 과거부터 미국의 스타키스트(참치 브랜드), 아프리카 세네갈의 스카사 등 여러 해외 법인을 두고 식품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법인들을 동원F&B 아래로만 엮기에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고, F&B 역시 내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구조였죠.
실제로 동원F&B의 해외 매출 비중은 현재 2%대에 불과합니다. 반면 동원그룹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은 약 22% 수준이었고, 이를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이번 결정을 이끈 핵심 동기입니다.
즉, F&B를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보다는 식품 계열 전체를 한데 묶고, 이를 통해 글로벌 M&A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판단이었던 겁니다.
동원참치 상장폐지 손해? 주주 입장
이번 자진 상장폐지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F&B의 기존 주주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진 상장폐지는 주가 하락, 유동성 상실, 불리한 조건의 주식 교환 등 부정적인 인식이 많기 때문입니다.
동원산업 측은 이번 통합을 위해 주식 교환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F&B 주식 1주당 동원산업 주식 0.915주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인데요, 쉽게 말해 F&B 주식 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 대신 동원산업 주식 915주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비율이 다소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주가 기준으로 보면 4월 14일 종가 기준에서 F&B 주가가 더 높게 평가됐기 때문에, 해당 주식 교환이 가격 기준으로는 손해로 보일 수 있습니다.
주주들은 그래서 아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 제안된 비율대로 교환에 응하는 방법
-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현금으로 매도하는 방법
다만 청구권 행사 가격도 그렇게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F&B의 청구가격은 32,131원, 동원산업은 35,024원으로 결정됐지만,
모두 당일 종가보다 낮기 때문에 이를 택하더라도 손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승계를 위한 움직임 아니면 다른 목표?
이런 자진 상장폐지나 지배 구조 변경이 있을 때면 많은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승계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동원그룹은 이미 2001년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2022년에는 중간 지배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을 합병해 지배 구조를 단순화한 바 있습니다.
또한 현재 김남정 회장은 이미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번 움직임은 식품사업을 한 축으로 키우고, 대형 M&A를 위한 구조 재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실제로 김 회장은 2014년 테크팩솔루션,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 2021년 배터리 캔 업체 MK인더스트리 인수 등 그간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직접 진두지휘한 전례가 있습니다.
주주 입장에서 이득은?
단기적으로 보면 동원F&B 주주 입장에서는 손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선 배당 수익 측면에서 보면, 동원산업은 F&B보다 배당금이 높습니다.
- F&B: 주당 800원
- 동원산업: 주당 1,100원
또한 지배 순이익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F&B 지분 74.4%만 갖고 있던 동원산업이 이번 합병을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지배 순이익은 약 33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장기 보유한 주주에게는 주가 상승, 배당 증가 등의 잠재적 보상이 주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앞으로의 일정과 변수
합병은 오는 6월 11일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다만 변수도 있습니다. 소액 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지급 총액이 500억 원을 초과하거나, 전체 발행주식의 25% 이상이 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합병이 무산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현재 소액 주주의 지분은 22% 수준이고,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동조하지 않는 이상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상장폐지, 무조건 나쁜 일일까?
상장폐지라는 단어는 보통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이번 동원F&B의 사례처럼, 기업 전략의 연장선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동원산업 중심으로 식품사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키우기 위한 초석이며, 동시에 주주에게 중장기적 보상을 줄 수 있는 구조 정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손해다, 무조건 피해보자 식의 접근보다는 나는 이 회사를 얼마나 믿고, 얼마나 오래 함께 갈 수 있는가 그 질문을 한 번 던져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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